만일, 죽음이 없다면 세상은 정말 지루하고 고통스러운 곳이 될겁니다.
죽음은 지친 인생에 달콤한 휴식입니다..
죽음이 있기에 한번 뿐인 인생에서 겪는 일들이 소중하고 감동적이 될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리더스 칼럼의 아파테이아님의 글 중에서-
음식 잘 하는것 못지 않게 뒷 마무리인 설거지를 잘해야 매듭을 잘 지을수 있다고 합니다.
사람 사는 인생도 그런가 봅니다..
호의호식하며 살았거나 높은 자리에 앉아 거만하게 살았더라도 생을 마감할때면 겸손해지는게 사람이에요..
여기 한평생 장의일을 천직으로 알고 누구보다 성심 성의껏 망자 가는 길을 정성껏 보듬어 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염쟁이 유씨"
남들 보기에 한없이 천한 직업이라 하기를 머뭇거렸으나 집안 대대로 내려온 가업에 아버지마저 권하시기 어찌어찌
물려받게 되었습니다. 염쟁이라는 말 또한 장의사를 낮춰 부르는 말이라고 합니다.
수시(收屍) - 사람이 운명을 달리하면 머리를 높게 괴고 사지가 굳기전 팔 다리를 곧게 펴서 주물러 줘야 합니다..
팔다리가 꼬일수 있기에 이런 부분에서 더욱 꼼꼼히 신경써야 합니다.
탈지면으로 코와 귀 항문을 막고 눈과 입을 다물게 한 후 시신 주위를 소독 한 후 백지로 얼굴을 가려 준다.
염과 습(殮과 襲) - 고인의 몸을 향나무나 쑥다린 물로 씻어주는 것으로
시자(侍者)는 망자(亡子)가 남자인 경우엔 남자가 여자인 경우엔 여자가 한다.
공연장 들어가자 마자 접하게 되는 무대..
병풍과 관,.. 칠성판..
칠성판 - 망자가 눕는 관에는 북두칠성을 새겨 넣은 널판을 까는 장례 풍습으로 이 널판을 지고 묻혀야 망자가 편안히
저승에 갈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검은 옻칠을 칠하고 북두칠성을 그려 넣은 이 나무판은 저승으로
여겨졌던 북두칠성까지 망자의 영혼이 편안히 가기를 바라는 ‘산 자’의 배려의 의미가 담겨있었다
무대만 봐도 을씨년스럽게 보입니다..
간략하게나마 실제 염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자신이 일평생 살아오면서 접했던 많은 망자들의 모습과
그 망자들과 관련된 가족, 지인들의 얘기를 혼자 풀어헤칩니다.
그 얘기들 속에 관객들과 호흡하면서 웃기는 얘기, 혀를 차는 얘기, 슬픈 얘기들이 공존하면서 2시간 가까운 시간을
할애하는데 1인극 이라고 느낄수 없을 만큼 꽉찬 느낌입니다..
염쟁이 유씨가 그럽니다..
우리가 언젠가는 한번 거쳐할 과정입니다.. 그걸 극적으로 바라보지 말고 그냥 받아들이라 합니다..
환갑 다가오면 수의, 영정 사진 준비하시는 부모님 보는데, 자식된 도리로 왜 그런걸 벌써 부터 하냐고 나무라고 그러는데
너무 그러지 말라 합니다.
삶이 중요하지만 되돌아 보는것 그 또한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연극 몇 년전에 한번 봤었습니다..
내용을 다 알고 있는 상태라서 그냥 무덤덤하면 어쩌지 싶었는데 기우였네요..
그때 보다 공연 무대가 좀더 넓어진곳에서 공연장에서 하고 있고 나이가 좀더 먹어서인지 부모님에 대한 생각을 좀더
많이 하게 되었던 공연입니다. 그때는 부모님과 오신 자녀분들이 많았었는데 오늘은 연인분들이 많았었네요..
연극 포스터 접하신분들 보면 알겠지만 1인극에 죽음이라는 소재때문에 많이 우울하지 않을까 걱정들 많이 하십니다.
그렇지만은 않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장기간에 걸친 오픈런 공연들이 매년 지나면서 그때는 괜찮았는데 지금 보면 조금은 허술해 보이는 빛 바랜 공연들이
많습니다.. 이 공연은 그런 부분에서 조금은 비껴나지 않았나 싶습니다..
말 꺼내기 거북한 죽음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볼만하고 찬찬히 생각해 봄직 합니다.
부모님과 같이 보시기를 추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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