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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장 기획공연 시리즈3)) 이정윤 & Etoile

酒有所 2011. 4. 10. 01:25

2011년 4월 9일 저녁 7시 동행인:키위쥬스가 좋아

 

 

조지훈-승무(僧舞)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깍은 머리

박사(薄紗) 고깔에 감춰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 대(臺)에 화촉(黃燭) 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오동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히 접어올린 외씨보선이여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

먼 하늘 한 개 별빛에 모두오고

 

복사꽃 고운 뺨에 아롱질 듯 두 방울이야

세사에 시달려도 번뇌는 별빛이라

 

휘어져 감기우고 다시 접어 뻗은 손이

깊은 마음속 거룩한 합장인 양하고

 

이 밤사 귀또리도 지새는 삼경인데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언어가 아름답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시입니다.

단어 선택이 탁월하고 눈앞에서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승무 뿐만 아니라 무용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문외한입니다.

 

그저 그럴걸로 생각됐던 뮤지컬 빌리엘리어트가 감동적이어서 춤이 아름답고 볼만한거구나 했었고,

기회가 되면 그런 공연을(발레) 한 번 보고 싶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기회가 왔길래 보게 되었습니다.

 

1부, 2부로 나뉘어져 있고

 

1부 시작하자마자,

 

첫 무대는 현란한 조명과 아래 화려한 드럼 연주로 남궁연씨의 퍼포먼스가 이어집니다.

 

이후 이정윤씨의 "진도아리랑 solo" 가 이어지고..

그 무용을(발레인지 한국무용인지 몰겠음) 보고 흐느적 거리는듯한 표현이 부드럽게 느껴졌습니다.

(넌버벌 퍼포먼스극의 춤과는 다르게)

 

이어서 6~7명의 남자무용단의 춤사위가 벌어집니다.

(뭔 내용인지 몰라 약간 지루했음)

 

지루했던건도 잠시 심청을 표현한 "moon light pas de deux"가 펼쳐집니다.

 

국립극장 무대위에 두 선남선녀가 춤사위를 펼치는데 이래서 발레를 보는거구나 싶을정도로 예쁩니다.

두 사람의 호흡도 잘 맞는것 같고 훅 불면 날아갈것 같은 가녀린 몸매에 무대를 휘젓는 그 모습 아릅답습니다.

 

연이은 춘향을 나타낸 "사랑의 춤" 에서는 전통적인 복장에 남,녀 사랑의 속삭임이 몸짓으로 표현한것 같은데,

이것 또한 심청 못지 않게 예뻐서 넋 놓고 봤네요..

 

우수꽝스러운 복장을 한 땡중과 그 땡중을 희화한 극이 올려지고 1부는 끝납니다. 

 

2부는

 

1부에 비해서 좀 딸리는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플룻 연주와 군무 형식의 춤..

 

그나마 괜찮았다고 생각되는 2부 공연은 이상은씨의 노래였습니다.

 

처음에 피아노에 조명이 비춰지고 피아니스트가 앉길래 연주인가 싶었지만,

그 맞은편 의자와 악보가 놓여 있고,

거기 누군가 걸어나오고 노래 부릅니다.

 

1층 r석인데도 흐릿합니다. 망원경으로 보니 (만원짜리 망원경 잘 산거 같음) 이상은씨네요.

근래에는 예전보다는 대중적인 음악보다는 실험적인 음악을 많이 하는 음악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解語花"와 "어기야 디어라" 두 곡을 부릅니다.

 

요즘 유행하는 퓨전사극의 엔딩으로 올라오는 음악처럼 ..

혹은 검객이 나오는 일본애니메이션 주제곡처럼..

그런 분위기의 곡을 선사합니다.

 

이어서 여러명의 군무와 마지막으로 현란한 드럼연주의 남궁연씨 공연으로 끝을 맺습니다.

 

예전에 정통 클래식 한 번 본다고 현악4중주 봤다가 졸리고 지겹고 언제 끝나나 싶었습니다.

오늘도 그런 고문이 아닐까 의심스럽기도 했고요.

 

다행히 볼만했고 괜찮았었습니다.

 

특히 발레는 상당히 좋았습니다.

 

춤이 참 예쁘고 아름답고 멋있어서 한동안 눈을 뗄수가 없었습니다.

두남녀의 사랑스러운 몸짓을 좀 더 길게 이어줬으면 하는 아쉬움과

발레공연도 볼만하구나 느꼈던 멋있는 무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