狎鷗亭 vs 伴鷗亭
압구정의 정확한 표기가 狎鷗亭이기 때문에 이 말의 뜻은 갈매기를 가까이 하면서 친한다는 의미가 된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또 한 가지 놓치기 쉬운 의미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狎의 뜻
狎은 일반적으로 친한다, 가까이 한다 등의 뜻으로 이해되지만
이 글자의 진짜 속뜻에는 오만함과 방자함이 함께 들어 있어서 눈길을 끈다.
이 글자는 높은 위치에 있는 어떤 존재가 낮은 위치에 있는
어떤 존재를 상하 관계에서 사랑해주는 정도의 친함이며, 가까움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伴鷗亭은 조선의 명재상으로 꼽히는 황희가 임진강 변에 세운 정자로 지금까지도 잘 보존되어 사람들에게 편안한 안식처로 쓰이고 있는 곳이다. 여기서 쓰인 반(伴)은 두 존재가 완전히 평등한 위치에서 가깝게 친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짝할 반이라는 훈과 음을 가지고 있는 글자인 伴을 쓰고 있는 것이다.
반구정은 황희라는 인간과 갈매기라는 자연이 평등한 위치에서 대등하게 친구가 되는 뜻으로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자연 속에서 자연과 하나 되는 인간의 마음가짐과 자세를 잘 보여주는 명칭이 된다.
따라서 반구정과 압구정은 글자 하나 때문에 뜻에 있어서 엄청난 차이를 지니게 되는 것이다.
신영복님의 수필을 읽다가 옮겨봅니다.
지하철 탈때마다 역이름이 가지고 있는게 어떤뜻인가 싶어 한문을 유심히 보곤합니다.
그 역이름 중에서도 압구정역(정자가 있었던 역?)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정자가 한명회와 연관되어 있다는점에 더욱 흥미가 생겼네요.
사진과 한문해석부분에서는 청춘예찬님의 블로거와 익스트림님의 블로거 참조했습니다.
황희 vs 한명회
세종시기 찬란한 문화통치기의 재상을 지내셨던분과 절대왕권확립을 위해 킹메이커를 자처하셨던 분.정치를 잘 할수 있게 보필해주는 역할을 하셨던 분과
직접나서서 왕을 추대하고 정적들을 제거하기 위해 직접 손에 피를 묻혔셨던 분..
비슷한 이름의 느낌이 상반된 정자..
지금상황에서도 후세에 이렇게 비쳐질 사람들이 많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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