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수십 번 바뀌고 철 따라 다른 빛깔 서헌강은 현역으로 일하는 한국 다큐멘터리사진가들 중에서도 지명도가 높은 편이지만 그의 사진은 아무런 가 식이 없다. 포털사이트의 포토갤러리에서 ‘궁궐’ 사진을 검색하면 반짝반짝 빛나는 생활사진가들의 사진이 많 이 있을 것이다. 그런 생활사진가들의 사진과 비교해서 서헌강의 사진이 더 돋보인다는 소리를 듣기 위해선 참 으로 험난한 길을 가야한다. 솔직히 말하자면 험난한 길을 가면서도 그런 소리를 잘 듣지 못한다.
작가노트에서 밝히고 있다. 이 글의 도입부에 있는 구절이다. “아름다운 빛과 색, 자연과의 조화를 통해서”만 찍었다고 작가가 밝히고 있다. 뜯어 붙이거나 찢거나 색을 덧입히는 따위의 행위 없이 그냥 셔터만 눌러서 찍 는 사진이라면 쓸 수 있는 방법이 몇 가지 안된다.
한 시간대를 찾아냄을 뜻한다. 빛과 색이 하루에도 수십 번 바뀌고 계절에 따라서 또 변하니 최적의 때가 언제 인지 찾아내는 것은 교과서적인 방식이고 그게 실력이다. 최적의 빛을 찾아내는 서헌강의 방식이 궁금해서 사 진가와 전화인터뷰를 했다. 경복궁 흥복전.
창덕궁 의두합. 종묘 정전. 종묘 제례.
니다. 빛은 곧 천기이니 날씨가 중요합니다. 기상청사이트는 기본자료로 삼고 다른 사람들이 찍은 그 장소의 사진을 보면서 계절과 빛을 연구합니다. 비가 오고 나면 이런 빛이 나오겠구나. 여름이면 이게 될까? 안개가 방향에서 흘러나오려면 언제가 좋지? 이런 식으로 예측하고선 천기를 살핍니다. 그런 식으로 하면 대략 서너 번이면 찍을 수 있습니다. 수십 번 같은 곳을 가는 것 같죠? 그렇게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20대엔 힘으로 사진을 찍고 30대엔 테크닉으로 찍고 40대엔 경험을 토대로 예측하여 찍는다는 이야깁니다.” 듣고보니 제갈량이 산 위에 서서 부채 들고 하늘을 살피는 광경이 떠올랐다. 조금의 과장도 없이 정말 날씨는 사진에서 중요하기 짝이 없는 요소이니 늘 하늘을 살피고 다니는 것이 사진을 하는 사람들이다. 서헌강은 그런 이야길 한 것이다. 다음으로는 거기에 구성을 덧붙일 수 있어야 기본은 넘었다고 볼 수 있는데 서헌강은 자신의 사진을 통해 관객들에게 그런 기본기를 충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의 사진 중에서 ‘서오릉 명릉’은 쉬운 예라고 할 수 있다. 저녁의 빛이다. 대비가 있고 탄탄한 구성이 있어서 긴장감이 끊어지지 않는다. 소재가 ‘조선스러운’ 것이니 긴장감이 있다고 해서 숨이 막히진 않고 흥미진진할 뿐이다. ‘창덕궁 의두합’은 또 어떤가? 왼쪽과 오른쪽에서 두 거목이 마주보면서 대비를 이루고 가지들의 실루엣이 프레임 속 프레임을 만들어 안쪽의 문으로 시선을 안내한다. ‘조선스러운’ 프레임이니 당연히 오른쪽 아래가 열려있어 원한다면 언제든지 잠시 한눈을 팔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다가 결국은 안쪽의 문으로 갈 수밖에 없다. 조금만 집중해서 보면 그 안에 또 문이 보인다.
서오릉 영릉 서삼릉 예릉. 출처: 한겨레, 사진마을 http://photovil.hani.co.kr/62117 소나무만 죽어라 찍는 배병우 작가.. 서민들 생활모습을 주로 찍은 최민식 작가.. 점점 사라져 가는 골목길을 주제로 옛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김기찬 작가.. 어떤 때는 사진 한장이 뒷통수를 때릴만큼 강한 울림이 있을때도 있습니다.. 사진작가 서헌강氏 이분은 다큐멘터리쪽 문화재 주로 찍는 사진가 입니다. 우리나라 문화재 보면 외국문화재 보다 좋은(멋진) 작품들 많은데 그에 비해 홍보가 뒤 떨어진다고 생각됩니다. 햇살에 발하고 비바람과 습기를 머금은 문화재가 각기 다른 느낌을 줍니다. 보고 있으면 참 예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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