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펌)) 세계사 "구아노의 저주"

酒有所 2013. 12. 30. 20:21

구아노(Guano)의 저주.... .

 

감기와 동행해 바다를 다녀왔다.

사진 몇 장 찍으러 갔다가....

얼어 뒈지는 줄 알았다.

훌쩍!!

 

ㅡㅠㅡ

 

암튼.. 오늘은 조금 특별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멀고 먼 남아메리카의 페루와 칠레....
이 안타까운 나라들의 슬프고도 잔혹한 이야기다.

 

이 이야기를 생각할 때마다....
정말 우리는 희망을 꿈꿀 자격이 있을까? ..라고 자문하곤 한다.
아니.. 내가 인간이라는 사실이 부끄럽기까지 하다.

 

 

< 해는 떨어져 가고 바람도 심하고 드럽게 춥고.... 완벽한 3D 바다였다. >

 

 

근대 유럽....
맬서스의 인구론에서 암시했듯
산술적으로 증가하는 식량에 비해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그리고 산업혁명과 맞물려 상당수의 농업 인구가 산업 현장으로 전환되면서
필연적으로 식량 부족을 겪게된다.

 

결국.. 배는 고팠지만 돈이 많았던 유럽인들에 의해
지구 반대편 멀고 먼 불모의 섬에 쌓여있던 태고적 똥-_-;덩어리들이

우여곡절을 겪으며 금 무더기로 바뀌게 된다.

그리고 갑자기 벼락부자가 되었던 나라들을 파국으로 몰고간다.
그에 관한 슬프고도 무서운 이야기다.

....

....

....

....

 

페루 해안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친차(Chincha)군도....
태평양 전체로 보면 불모나 다름없는 작은 섬들에 지나지 않았다.

 

비가 거의 오지 않는 섬....
그 척박한 기후탓에 사람이 살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이섬들은 가마우지와 펠리컨 폐루뱁새 등등 새들의 낙원이 되었다.
게다가 이 섬 근처에는 엄청난 양의 물고기들이 서식하고 있어서
새들이 살기에는 천혜의 조건을 지니고 있었던 것.

 

오랜 세월.. 새들은 섬들을 완전히 자기영토로 만들어 버린다.
자료에 따르면 이섬들에 최소 6000만 마리 이상의 새들이 서식하고 있었다고 한다.

새들의 울음소리도 엄청났지만 배설물의 양 또한 굉장해서
새똥들이 수 백 미터 높이의 퇴적층을 이루며 산들이 생겨났다.
비도 오지 않는 기후....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이 거름들은 더 높게 쌓여만 갔다.
수 만 년 동안 오로지 자연이 이루어낸 작품이었던 것이다.

 

 

< 친차 군도의 바다새들.... > 출처(NGG)

 

 

배설물이 가득 쌓인 이 섬들의 존재에

미국과 유럽인들이 급격한 관심을 가지게 되는데

바로 '구아노(Guano)'라는 천연 비료가 농사에 꼭 필요했기 때문이다.

 

잉카인들은 이 배설물에 '후아누' ..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그 뜻은 '똥'이라는 말이었다.

'후아누'가 나중에 '구아노'로 바뀌게 되었고
지금도 영어로 사용하는 정확한 단어는 '구아노(Guano)'다.

 

스페인이 남아메리카를 정복했던 초기....
간간히 적은 양이 사용되던 구아노는 여전히 자연의 힘에 의해

더 더욱 높이 쌓여져만 갔었다.

이때만해도.. 스페인인들은 구아노가 뭔지도 몰랐고 사용할줄도 몰랐었다.

 

스페인 정복 후.. 3세기가 지난 1830년대말....
드디어 유럽에서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고
그 인구를 먹여 살리기 위해 농업은 더는 견딜 수 없을 정도의 심각한 압력을 받게된다.

과도한 토지의 착취로 인해 땅에 영양분이 없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한마디로 고갈되기 시작한 것.

 

이때까지도 유럽인들에게 비료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다.
따지고보면 드럽게 무식했던 족속이기도 하다. -_-;

 

비료의 3요소는 질소.. 인산.. 칼륨이다.
이중 인산 비료는 작물의 열매를 생육시키는 매우 중요한 작용을 한다.

 

기초 과학이 발전하면서 드디어 비료라는 개념이 생겨나고
남미의 페루에 섬 전체가 온통 인산 비료로 뒤덥힌 곳이 있다는 걸 알게된다.
즉 바다 새 때에 의해 천연적으로 생긴 새똥....
오랜 세월 엄청난 양의 새똥이 퇴적된 섬들이 바로 그곳이었다.

 

이제 유럽인들은 여러 시행착오 끝에 구아노를 비료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구아노는 최상급의 천연 비료였던 것이다.

 

게다가 구아노가 비료로 사용되기 얼마 전....
증기선과 철도까지 생겨나면서 운송비용도 혁신적으로 줄어들었다.

 

이제.. 유럽인들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비료를 생산하는 새들은

완벽한 일꾼이었다.

스스로 먹이를 찾아먹고 비료라는 완벽한 제품을 생산하고
게다가 그 제품을 가져갈때는 친절하게 비켜주기까지 했으니까 말이다.

 

이렇게 구아노가 본격적으로 수출되기 시작하자
이미 주요 수출품이던 은이 고갈되어 경제가 휘청거리던 페루는

구아노 덕분에 벼락부자가 된다.

구아노 교역에 투자는 전혀 필요 없었고 단지 곡괭이로 퍼내기만 하면 끝이었다.

수 십 개의 섬에 지천인 구아노 즉 새똥이 모두 돈이었던 것이다.

 

당시 페루에서 수출하는 구아노는
아무런 가공도 필요없이 그대로 유럽으로 실려가 비료로서의 기능을 해내었다.

 

 

< 그져 파내기만 하면 모두 구아노였다. 섬 전체가 돈이었던 셈이다 >

 

 

그때까지 가난뱅이 나라였던 페루는
구아노 교역으로 벌어들인 수익을 기반으로 인두세.. 내국세.. 노예제 따위의
자본주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던 장애물들을 걷어냈고
오랜 국채인 국가의 빛도 갚아 버렸다.

 

그러나 지속적인 구아노 수출과 함께 페루화폐의 가치가 급격히 높아지면서
페루는 지속적인 산업기술과 제조산업의 시스템을 완전히 잃게 되는데
이는 지금 산유국인 중동의 현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게다가 1856년을 기점으로 새들이 생산하는 구아노보다
사람들이 퍼가는 구아노의 양이 더 많아지기 시작한다.
구아노가 점점 고갈된다는 뜻이다.

 

수 십 개의 섬에 산처럼 쌓여 있던 구아노가 떨어져갈 무렵
현재의 볼리비아 지역에서 친차군도보다 훨씬 많은
그야말로 엄청난 양의 구아노가 발견된다.

 

결국.. 볼리비아 옆에 붙어있던 페루와 칠레는
이 구아노 때문에 전쟁을 시작한다.
자원전쟁이었던 것이다.

 

전쟁에서 진 페루는

남부지역과 그 일대의 구아노 퇴적지까지 잃고만다.
게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인공적으로 비료를 만드는 기술인 화학 비료가 개발되자

구아노는 완전히 버려지게 된다.

 

현재의 페루....
흔히 우리가 후진국이라 부르는 경제 빈국중 하나이며
여전히 많은 혼란이 존재하고 있다.

비참한 최후 그 자체인 것이다.

 

여기까지가....
서양 대부분의 역사책과 전쟁사를 기록한 책들에서 볼 수 있는
널리 일반화된 이야기들이다.

 

그러나 정작 그 실상은 많이 다르다.

서구인들에 의해 기록되고 그들이 바라본 시각이기 때문이다.

지루할지도 모르겠지만 이제 제대로된 이야기를 하려 한다.

 

 

< 모래만 살짝 걷어내면 수미터에서 수십미터의 구아노가 퇴적되어 있다. > 출처(NGG)

 

 

페루에서 본격적으로 구아노를 채취하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중반부터였다.

1840년대 구아노의 경제적 가치가 규명되고
채취가 시작되면서 유럽과 미국 등에 수출해왔다.
 
이후.. 구아노가 세계 각국의 농업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다 보니
이 천연비료를 둘러싼 각축전이 벌어진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1852년 미국은 페루가 구아노의 가격을 올리자 로보스 섬을 침공했고
1865년 스페인이 친차 섬을 점령했던 것도 구아노 때문이었다.

 

고대 페루인들이 이미 사료로 사용했었던 구아노.... .
무려 3백년이 지난 다음에야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구아노의 가치를 발견하게 된 유럽.... .

때마침 1840년대 부터는 증기선의 본격적인 사용으로
머나먼 남미의 구아노를 유럽까지 대량으로 실어 나를 수 있는
신속 정확한 인프라마져 구축된다.

 

이런 호기를....
탐욕으로 가득한 전통(?)의 무리들이 절대 놓칠리 없었다.
 
유럽의 금융자본 특히 영국의 자본은
무려 100만 파운드나 투자하면서 구아노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된다.

 

당시.. 미국 영국 프랑스 등등의 이해가 얽히며 오랜 내전으로 나라가 조각나 있었던 페루.... .
갑자기 벼락부자가 되었다. 
생각지도 않았던 똥벼락 즉 돈벼락을 맞은 것이다. 
더구나 이 구아노는 개발자금도 거의 들지 않는다. 
그져 땅에 산처럼 쌓인 새똥을 퍼서 실어보내면 그뿐이다.

그 결과 페루는 순식간에 오랜 국가 채무를 갚아버리게 된다.

 

그리고 다시 탐욕의 무리들이 활약한다.
거대 금융자본은 근대화를 돕겠다는 양의 가면을 쓰고
폐루에 거액을 빌려주며 그 댓가로 경제정책을 컨설팅하게 된다.
이에 따라 페루는 당시 근대화의 상징인 대규모의 설탕 플랜테이션에 투자했다.
게다가 구아노를 담보로 막대한 돈까지 빌린다.
인류사에서 새똥으로 외채를 빌려 쓴 거의 유일한 경우일 것이다.

 

그러나 단일 작물에 의한 플랜테이션은 엄청난 리스크를 지니고 있었다.
이는 구아노의 통제권을 유지하려는 영국 금융자본의 음모였다는 걸 뒤늦게 깨닫지만
돌이킬 여력은 없었다.
다시 빛만 남았을 뿐이다.

 

잠시 동안 풍족한 시간을 보낸 페루는

그렇게 다시 남아메리카 최대의 채무국이 되었다. 
새똥으로 돈벼락을 맞았지만 이번엔 진짜 똥벼락을 맞게 된 것이다.

 

결국.. 견디다 못해 1876년에는 '채무불이행'을 선언했고
구아노 산업의 국유화를 선언해 버린다.
외채를 갚지못해 국가가 채무불이행을 선언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금융권에서는 이 사건을 '세계를 뒤흔든 채무불이행' ..이라고 부른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유럽은 충격과 분노로 진동했다.
돈도 돈이지만 구아노의 통제권을 잃게 되면
가까스로 증대되기 시작한 농업생산력을 유지하기 어렵고
자국의 농업에 심각한 타격이 올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구아노를 지속적으로 사용한 결과 농업의 생산양식이 완전히 바뀐 것이다. 
천연비료의 효과로 생산량이 늘어나며 쉽게 농사짓는 획일적 대농들이 생겨났고
과거 자급자족적 농법을 사용하던 소농민들은 이미 거의 사라진 후였기 때문이다.

 

마치.. 지금 우리 농민들이 화학농법에 지나치게 의존해
과거의 방식으로 농사짓는 법을 잃어 버린 결과
새로운 환경농업인 유기농법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비싼 비용을 치르며

반환경농업을 할 수밖에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어쨋든 유럽은 그들의 생존권이 걸려 있기에 절대 구아노를 포기할 수도 없었고
그렇다고 돈을 더 지불하기도 싫었다.

 

그 사이 점차 구아노가 고갈되기 시작했고 국유화로 인해 값이 오르자
유럽은 대체할 수 있는 다른 것을 급히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멀지 않은 곳에서 드디어 그것을 찾아낸다.

 

 

< 저임금과 혹독한 노동.. 가난한 페루 노동자들의 고통스런 삶이 구아노와 함께 있다 >

 

 
페루영토 내.. 칠레와의 국경과 가까운 곳에서
친차 군도보다 훨씬 많은 구아노를 찾아낸 것이다.

 

페루는 다시 한 번 엄청난 횡재를 한것처럼 보였지만
이는 비극을 부르는 저주받은 자원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 구아노로 인해 태평양전쟁(1879~1883)이 발발한다.

국토를 지키려는 페루와

바로 그 부근에 바다로 나가는 유일한 출구를 가진 볼리비아의 연합군

그리고 그 땅을 빼앗으려는 칠레 간에 5년간에 걸친
피비린내 나는 전쟁이 발발한 것이다.

 

당시 금융자본의 주축세력이었던 영국은
칠레의 해군을 훈련시키고 프랑스는 육군을 훈련시켰다. 
그리고 미국까지 참여해서 막대한 전쟁비용과 무기를 지원했다.

 

겉모습은 페루 볼리비아의 연합군과 칠레간의 전쟁이었지만
실제로는 페루와 영국을 축으로하는 거대 자본과의 전쟁이었다. 

 

페루의 채무불이행에 대한 응징과 구아노 국유화로 인하여
구아노에 대한 통제권을 잃게 될 것을 우려해
영국을 대표로 한 유럽 및 미국 연합국이 일으킨 최초의 국제적인 자원전쟁이었다.
여기서 칠레는 제국주의 국가들의 용병 역할을 한 것이다.

 

근대화된 군대와 거대 금융자본의 도움으로
돈 걱정 없이 전쟁하는 칠레에게 페루는 완패할 수밖에 없었다.

이 탐욕스런 새똥전쟁으로 페루는 황폐화되었고 영토를 빼앗겼다.
볼리비아는 바다로 나가는 출구를 잃게 되어 지금처럼 내륙국이 되고 만다.
구아노의 두 번째 저주를 받은 것이다.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며 칠레는 뜻하지 않게 횡재를 한 셈이지만
그들 역시 이 구아노의 저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갑자기 부유해진 칠레는 페루가 그랬던 것처럼
유럽 거대자본의 조언과 강압으로 산업화와 근대화를 진행한다.
게다가 전쟁때의 지원은 결코 공짜가 아니었다.

이는 그대로 외채가 되었고 이 결과....
역시 5년 후에 칠레의 경제는 파탄이 나며 재정위기가 온다.
칠레 정부는 1888년 과거 페루처럼 구아노의 국유화를 진행해 버린다.

그리고 기다렸다는듯 칠레는 내전에 휩싸이게 된다. 

 

결코.. 구아노의 통제권을 잃어버릴 수 없었던 미국과 영국....
페루와 마찬가지로 칠레의 경제개혁을 좌시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 탐욕스런 무리들이 지원하는 반군들이 반란을 일으켰고
이때가 비약적으로 성장한 미국의 무기산업이

최초로 본격적인 개입을 시작한 때이기도 하다.

 

아무튼 민족주의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반군이 정권을 장악한 후
구아노는 다시 미국과 영국의 것이 되었다. 
20세기 중동에서 석유전쟁이 있었다면 19세기에는 새똥전쟁이 있었던 것이다.

 

지금 칠레인들은 물고기를 돈으로 만들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 
물고기를 먹기 위해서 이기도 하지만
어처구니 없게도 가축의 보조사료로 쓰이는

어분을 만들어 팔기 위해서다.

다시 가난해진 그들은

농경지에 쓸 값싼 화학비료를 사기 위해 이런 수고를 하고 있다. 
이제 그들에게는 구아노도 없고 그렇다고 구아노 이전의 농업을 진행할 수도 없다.

 

한때 농업과 어업만으로도 풍요하고 행복하게 살았던 그들....
탐욕스런 거대 자본의 약탈과 폭력이 쓸고간 이후....
훨씬 더 가난해졌다. 

 

페루 역시 여전히 황폐하며 빈곤의 악순환은 끝이 없다.
무거운 부채 또한 여전히 이들을 억누르고 있다.
 
경제만 따지자면

칠레가 페루보다는 사정이 조금 더 낫지만 부채문제는 여전하다.
더군다나 당시 형성된 제국주의와 군부의 검은 관계....
이념문제를 구실로 계속되는 쿠데타의 연속....

부패와 타락에 찌든 정치인들 그리고 그들과 결탁한 군의 탄압....

그로인한 무고한 국민들의 처참한 희생 등등....
기나긴 역사속 악순환의 고리는 끊어지지 않고 있다.

 

이들에게는 남아메리카가 가지는 근본적인 문제점보다
최초의 자원전쟁.. 그 희생자로서의 피해가 훨씬 더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들을 절망의 나락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하는 가장 확실한 굴레인 것이다.
그들에게 이런 구아노의 저주는 언제쯤 풀릴까?

 

그런데 지금 이런 상황이 중동에서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유목문화를 포함하여 그들의 독특한 생활양식을 유지하던 중동의 나라들....
그들에게 석유라는 돈벼락이 떨어졌고....
중동 이외의 지역에서 열심히 제국주의적인 식민활동을 하던 이들이
본격적으로 중동에 개입하고 있다.

 

어김없이 탐욕스런 무리들로 인해 중동내에서 분쟁이 격화되고 있으며

영국과 미국 등등 제국주의 국가에 대한 저항도 거세졌다.

 

지금이야 오일 파워를 앞세워 그나마 이런 상황을 버틸 수 있다 하더라도
석유가 고갈되었을때 그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아마도 구아노를 잃어버린 페루나 칠레의 운명과 다를 바 없지 않을까?
아니 오하려 더 심할 수도 있다.

 

 

 

 

지금 페루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구아노를 생산하고 있다.
현재 페루 연안 24개의 채취장에서
연간 3만 톤에 달하는 구아노가 생산되고 있다고 한다.


화학비료의 가격 상승과 더불어
유럽 각국에서 진행중인 유기농업의 원천으로서

또 다시 구아노가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이는.. 자연으로의 회귀에 대한 한 단편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어차피 인간은 자연을 떠나서는 살 수 없는 존재라는 진리를

수 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저 구아노를 보며 역설처럼 느끼게 된다.

 

페루와 달리 아쉽고 안타까운 것은 칠레의 몰락이다.

구아노의 수요가 막혔던 20세기 초중반....
칠레는 그들의 소중한 자연에 엄청난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구아노의 수요가 막히자
인근 해역에서 물고기에 대한 무분별한 남획이 이루어지고
이는 새들을 떠나게 만들었다.
새들이 떠나며 구아노의 생산이 막혀버렸고
뿐만 아니라 바다속에도 새들의 배설물을 먹고 자라던 프랑크톤이 급감한 것이다.
프랑크톤의 급감은 새우나 갯지렁이의 감소로 이어지고
다시 그를 먹이로 하는 물고기의 개체수 감소로 이어진다.

먹고 먹히는 자연의 알고리듬이 끊어지며
결국.. 칠레는 구아노도 물고기도 새도 잃고만다.
풍요롭던 자연의 혜택 전부를 잃은 것이다.

 

이후 자연의 회복을 위해 노력중이지만
늘 그렇듯 한 번 잃어버린 자연을 회복하기란
인고의 세월과 그만큼의 고통이 따른다.

아니.. 기적을 바라는 것과 같다. 

 

함부러 자연에 손 대지 말라.
바로 칠레가 보여준 준엄한 경고인 것이다.


 

 

 

해마다 8개월 동안으로 제한돼 있는 구아노 채취 시기가 되면

페루의 노동자들은 해가 뜨기도 전인 새벽 4시 30분부터
50Kg 무게의 구아노 포대를 등에 짊어지고 운반한다.

이들이 하루 아침에 나르는 구아노 포대는 120개에 달하며
매일 100톤의 구아노가 페루 연안에서 배에 선적되고 있다고 한다.

 

구아노의 수요가 계속 늘어나면서
페루는 올해 채취량을 2만 3000톤 이상 늘리는 목표를 세웠단다.

페루 당국은 이 산업이 매년 40%씩 성장하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우리가 괄시하고 천대하는 1차 산업인 농업....
그러나 이미 세계는 닥쳐오는 유기농 산업과 미래의 농경을 위해

차곡차곡 준비하고 변화해가고 있는 것이다.
이 중요한 전환점에서
과연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소중한 구아노 산업을 유지하기 위해
페루 정부가 가장 신경쓰고 있는 것은 바닷새 보호라고 한다.

환경학자들은 구아노 가마우지 등 바닷새의 수가
그 먹이인 물고기 남획으로 인해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페루 연안에 서식하는 바닷새 숫자는
구아노 산업이 가장 호황이었던 때의 6000만 마리에서
현재 500만마리 정도로 1/10로 줄어든 상태다.

다행인 것은 그 개체수가 서서히 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페루 연안에서 매년 발생하는 엘니뇨 현상도

구아노 산업을 위협하는 요인 중 하나다.

 

인류의 문명이 번성한 이래....
세계에서는 이제껏 수많은 전쟁이 있었다. 

그 중.. 가장 어이없는 전쟁은 엘살바도르와 온두라스의 축구전쟁
그리고 수로 때문에 7년 동안 밑빠진 독에 물붇기식으로
서로 엄청난 국력을 낭비했던 이란 이라크 전쟁이었다.

 

그리고 단순한 이유만 놓고 보자면
새똥 때문에 발생한 페루와 칠레의 전쟁 또한 그 못지않다.

 

그러나 이제 나는 알고 있다.
설령 자국의 생존이 걸린 자원의 문제였다 하더라도
탐욕과 폭력으로 그것을 차지한 유럽과 미국의 거대 자본과 제국주의의 망령
그것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 되기 어렵고 되어서도 안 된다.

부와 권력을 이용한 처참한 착취와 학대 그리고 강탈
그 뿌리 깊은 악습들이 아직도 통용되며 묵인되고 있음을
멀고 먼 나라 페루의 현실에서 보고 또 보고있다.

 

 

< 저 녀석은 어디까지 날아갈 수 있을까? >

 

 

저 어두운 바다만큼....
내가 인간이라는 사실이 한 없이 부끄러워진다.

 

어느 종교의 원죄(原罪 Original Sin)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오직 인간들에게만 있는 끔찍한 사악함과 잔인함의 본성을 보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의 입에는 줄창 사랑이 달려있다.

 

정직한 동물이나 식물들은 감히 그 흉내조차 낼 수 없는
가증스러운 거짓됨.. 파괴성.. 기만성.. 이기심.. 사악함.. 증오심....
동종(同種)에의 살의심(殺意心).. 시기.. 질투 등만 생각하더라도
인간존재가 동물이나 식물 혹은 광물보다 가치있고 우월하다는 근거는 하나도 없다.

어쩌면 같은 종을 가혹하게 착취하고 죽이는 것도
이 광활한 우주에서 오직 인간밖에 없다는 생각마져도 든다.

 

내가 호모 사피엔스라는 사실이

저 바다에....

진심으로 부끄럽다.


출처: 다음블로거 "해변의 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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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알고 있던 내용과 조금은 달랐던 내용이 첨가 되어 있어서 읽어 볼 만한거라 생각되어 옮겨 봅니다..

우리주위에 있는 자연환경 보존만으로도 우리는 유형, 무형의 많은 이득을 보면서 살아갑니다..


인간의 끊임없는 욕심에 우리를 파멸의 앞길로 이르게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인간 역사,경제 또한 돌고도는 원형수레바퀴인게 사실입니다..


이 글에서 그나마 다행인게,..

한번의 실수를(페루) 발판삼아 무차별적인 굴착에 따른 자연훼손을 방지하고져 하는 모습이 보여 안도의 한숨을 내쉬어 봅니다.